왜 사냐고 묻거든 웃지요

솔직히 지금 일하고 있는데는 (환자들이) 정상의 기준을 놓고 보았을 때 대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하자가 있다. 그래서인지 간부측에선 싱싱하게 학교 다니던 녀석이 첫 직장에 이런 일을 하면서도 잘만 적응해서 다니고 있는 것이 '몹시' 신기하다는 듯이 보는 사람들이 많다.. 뭔가 실험체=_=가 된 기분이 든다. 일 잘하면 됬지 뭐가 문제냐. 어젠 인터뷰 이후로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간부님이랑 만났다. 안부 묻고 형식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일은 어떠냐는 질문을 하길래, 재밌다고 잘하고 있다고 했더니 흥미롭다면서 말끄러미 쳐다보고 있더라. 뭐 볼테면 보라지. 그래봤자 답은 안 나와요. 아마 그 흥미로운 점이 울 어머님이 나한테 '무섭다' 라고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. 음. 울 엄마는 내가 무섭대. 그래서 보면 뭐 부탁하나도 잘 못하고 쭈삣쭈삣할 때도 있어.

뭐 이런 소린 집어치우고 어제 일기나 잠시.

1. 환자 밥 챙겨주고 있는데 뉴스에서 변사체를 발견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.

늬우스: ..현재 성별/나이를 감별 할수 없는 시체가 ..에서 발견 되었으며..
루시드: 에? 성별도 몰라?
A모씨: (샐러드를 씹으면서) 몽땅 썩었나 보지.
루시드: 에이 그래도 뼈 구조가 다른데. 게다가 뼈는 몇 세기동안 보존이 된다고.
A모씨: 아 그러네. 뭐, 썩고 있는 중이면 뼈구조를 보기 힘들지 않겠어?
루시드: 으엑.
A모씨: 진짜로 사람 시체 본적 있어?
루시드: 응. 너는?
A모씨: 시커멓게 변해서 액체화 되는 시체를 본 적이 있어. (여전히 샐러드 씹고 있다)
늬우스: (경찰 관계자)... We know it's human...
루시드: ....풋.
A모씨: stupid **cking cops.


2. B모씨: I have my own lunch in the fridge
루시드: .....huh? You have your lung fluid in your fridge?
B모씨: (grin) no my lunch.
루시드: oh. Haha sorry.


3. H1N1 으로 캐나다에선 94명 죽었다고 하는 것 같다. 엄마가 일하고 있는데선 지금 한명 양성판정 받았단다. 올해 난 독감예방도 안 맞았다. 남동생은 학교에서 감기예방주사가 아닌 DPT랑 뭔가해서 총 네방, 여동생은 여섯방 (HPV 까지 해주더라) 맞았다. 남동생의 진술에 의하면 네방 맞고 몇초간 black out(정신을 잃었다)는데 주사 놓은 간호사는 '아 흔히 있는 일이야' 하면서 들쳐업어 휴식공간에 데려다 주었단다....흔히 있기는 개뿔.

여동생: 예방주사 제일 못 놓는 남자간호사한테 맞았어!!!
루시드: 여기 애들이 원래 좀 못놔.
여동생: 주사기를 무슨 다트처럼 던지는데...아주
루시드: 여기 학교에선 그렇게 갈쳐. 주사는 다트처럼 던지세염 하고.
여동생: ...뭐야 그게 =ㅁ=;;;; 하여간 그래도 왜 아프냐고!!
루시드: 그 녀석도 주사기 돌리든?
여동생: ..어?
루시드: 꼭 그런 놈들이 하나씩 있거든 주사 제대로 못 쥐어서 살에다가 박아놓고 각도 바꾸면서 근육을 헤집는 녀석들.
여동생: 히에에에엑!!!
루시드: (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면서) 이렇게 서서히...
여동생: 도대체 왜 그런데!!!
루시드: 피부 밀던?
여동생: 건또 뭐야
루시드: 보통 근육 주사 놓을 땐 놓고나면 근육이 액체를 밀어내기 때문에 피부를 밀어서 엔트리를 다르게 만들거든. 그러면 주사액이 안 밀려나와.
여동생: 아니. 그냥 막 줄줄 흐르던데.
루시드: 뭐 면역이야 되겠지.
여동생:...저..저기?
루시드: 정 걱정되면 반년뒤에 혈액검사 해보든가.
여동생: 바늘 싫어!


요즘들어 왜 사냐고 묻거든 웃지요가 더 뼈있게 느껴진다. 공부하기 시러.

by lucid | 2009/10/30 11:31 | 트랙백 | 덧글(4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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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at 2009/10/30 20:10
비공개 덧글입니다.
Commented by lucid at 2009/11/11 06:41
오오오....음. 어. 에. 사진 이상하게 못 찾고 있음 -_- 나름 노력중.
Commented by 야생동물 at 2009/11/08 22:09
군에서 당했던 주사기 던져놓고 각도 바꾸면서 액이 안들어가서 뽑아서 다시 꼽던..
Commented by lucid at 2009/11/11 06:41
-_-; 그래도 군에선 군의관이하지 않나.. 하긴 의사들이라고해서 꼭 더 잘하는건 아니더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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